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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탑의 원형, 부여 정림사지 (백제탑, 부여 유적)

by 문화 배움터 2025. 4. 26.

부여 정림사지는 백제 사비시대의 중심 사찰로, 그 중심에는 현존 유일의 백제 석탑인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탑은 한국 석탑의 원형이자 백제 건축의 미학이 응축된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역사·예술·불교 교육에서 폭넓게 활용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림사지의 역사, 탑의 건축적 특징, 그리고 교육적 활용 가치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사비백제의 중심 사찰, 정림사지의 역사

정림사지는 백제가 사비(현재의 부여)로 천도한 후 국가 중심 사찰로 건립한 불교 사원입니다. 538년 성왕의 천도 이후 백제는 불교를 통해 국력을 강화하고 왕권을 안정시키려 했고, 정림사는 그 상징적 중심지였습니다. 사찰은 도심 한복판, 금강 남쪽의 평탄한 지형에 세워졌으며, 왕실과 귀족 계층을 위한 교육·예불의 중심이었습니다.

정림사의 이름은 통일신라 시대의 기록에서 유래되며, 백제 멸망 후 당나라가 웅진도독부를 설치하면서 이곳을 행정·군사 중심지로 삼았다는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닌, 고대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 한반도 정치사의 주요 무대로 기능했음을 보여줍니다.

정림사지에서는 2000년대 이후 대대적인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목탑터, 금당터, 강당터, 회랑지, 석등 등의 유구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유적들은 당시 백제 사찰의 구조와 불교문화의 수준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한국 석탑의 원형, 정림사지 오층석탑

정림사지의 핵심 유적은 바로 정림사지 오층석탑입니다. 국보 제9호로 지정된 이 석탑은 백제 건축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으로, ‘백제탑의 원형’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건축물입니다.

이 석탑은 높이 약 8.33m로, 전체 구조는 목탑을 본뜬 형태를 띠고 있으며, 층마다 지붕이 얇고 넓게 퍼진 점, 1층이 유독 높고 각 층이 점차 줄어드는 비례감 등은 백제 특유의 세련된 미감을 나타냅니다. 특히 균형 잡힌 비율과 간결하면서도 단아한 조형미는 이후 통일신라, 고려, 조선 석탑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정림사지 석탑은 백제의 기술력뿐 아니라 당시의 국제정세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5층 탑신에는 중국 당나라 장수가 새긴 것으로 보이는 '대당평백제국비문'이 남아 있어, 백제 멸망과 당의 침략이라는 아픈 역사적 맥락도 함께 전해집니다. 이는 정림사지가 예술뿐만 아니라 정치사 교육에서도 중요한 자원이 됨을 보여줍니다.

또한 정림사지 석탑은 지진이나 풍화에도 구조적으로 안정된 내진 설계로 건축되어, 고대 건축공학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역사·예술·불교 교육의 융합형 현장학습지

정림사지는 다양한 교육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융합형 학습 공간입니다. 초·중·고등학생들이 역사, 건축, 예술, 불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며, 백제문화단지, 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 고분군 등과 연계하면 통합적인 백제 문화권 체험이 가능합니다.

현장에서는 정림사지 박물관을 통해 출토 유물, 석탑 구조, 사찰 배치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으며, 정림사지의 입체 모형, 가상복원 애니메이션, 해설사 프로그램 등 ICT와 연계된 콘텐츠도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석탑 모형을 관찰하고, 탑의 건축 비례와 미학, 조형 구조를 수학 및 미술 수업과 연결해 학습할 수 있으며, 불교적 세계관과 왕실 불교의 의미를 인문·종교 수업과 접목해 융합교육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백제탑 그리기’, ‘석탑 축조 순서 맞추기’, ‘탑신비문 해석하기’, ‘역사 연극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주도적 교육도 가능합니다. 이는 단순한 유적 관람을 넘어서 창의적이고 몰입감 높은 역사 교육의 장을 열어줍니다.

결론

정림사지는 백제의 예술, 불교, 정치, 건축이 집약된 공간으로, 한국 석탑 건축의 시작을 알리는 현장입니다. 교육적으로도 교과 통합 수업과 체험학습이 가능하며, 세계유산으로서 학생들에게 국제적 감각까지 함양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살아있는 역사와 예술의 교차점, 정림사지를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